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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2 10:41

달을 닮았다

(*.70.59.32) 조회 수 99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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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YJpcC.jpg

 

뒷골목에서

 

뒤골목에 있다 간 것들은

모두 투명한 눈물을 닮았다

밤새도록 달려와 펼쳐놓았으니

별이라든가 달을 닮았다

 

발 아래 쏟아지는

개 같은 똥 같은 것들

고양이 같은 오줌 같은 것들

뒷골목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물 한 잔 같은 비가 내리면

어느틈에 씨가 내렸는지

참회의 꽃들이 핀다

 

길이 막혀 있어

이곳이 마지막으로 가는 문이라

세상에 남은 것을 부린다

 

어떤 나무에서는

붉은 과실이 익어갔고

어떤 밭에서는

푸르른 식물도 자라났고

바다에서 온 것들도

비린 냄새를 감추느라

문을 열어 젖히고 헤엄쳤다

 

뼈까지 씻겨 내려간다

저 막다른 길까지

바퀴에 실려 온 것들이 있다

 

새벽부터 목소리가 높아

칼질하는 듯한 갈증으로

입안이 말라 있는 뒷골목이

건네준 물 한 잔을 들이키자

먼지 많았던 전날의

마음이 축축하게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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