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04 10:57

겨울 모과나무

(*.223.38.13) 조회 수 2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ghH8b6P.jpg

 

겨울 모과나무

 

여기 의로운 묘지 옆에

이름도 없이 묻힐 수 있다면

나도 열매 떨어뜨리지 않은 채

사철 참배만 드리겠다

그냥 선 채로 적멸에 들겠다

 

모과 너처럼 고개 숙이지

않고 무릎 꿇지 않고

싸우다가 그냥 죽겠다

 

한겨울보다 더 온몸을

단단하게 얼려서

강철도 못 뚫게 하겠다

 

나도 모과 너처럼

절대로 이기지 못한다고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

 

누가 거두지도 않아

뼈까지 벌레 파고드는

모과를 흙속에 곱게 묻는다

 

무기도 없이 맨주먹으로

겨울과 맞서 싸웠으니

저 모과의 죽음이 장렬하다

 

칠백의총 묘지 옆에 겨울

모과나무 한 그루 얼어버린

열매 몇 개 굳세게도

가지에 매달려 있고

 

발목 근처에는 또 숨

끊어진 열매 몇 개 전장의

시체처럼 뒹굴고 있다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522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487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642
1106 방안 풍경 왕꽃님787 2019.01.16 276
1105 거리를 헤매이고픈 왕꽃님787 2019.01.17 274
1104 내가 당신 앞에 앉으면 왕꽃님787 2018.04.27 272
1103 남은 자의 넉두리 왕꽃님787 2018.12.27 271
1102 내부를 정리하고 왕꽃님787 2019.01.17 271
1101 아득한 정 왕꽃님787 2019.01.21 270
1100 절박했던 숨 가쁨도 왕꽃님787 2019.02.01 269
1099 높이 외쳐 부르는 파도 왕꽃님787 2019.01.24 269
» 겨울 모과나무 왕꽃님787 2019.03.04 268
1097 세상 등지고 잠든 왕꽃님787 2019.02.01 268
1096 가마솥 걸어 놓고 왕꽃님787 2019.03.18 268
1095 필연이었든 우연이었든 왕꽃님787 2019.01.23 268
1094 절박한 물음 왕꽃님787 2019.03.06 267
1093 잎자루가 길어서 더 예쁜 왕꽃님787 2018.08.25 267
1092 말 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왕꽃님787 2018.12.26 267
1091 아름답고 뜨거운 침묵 왕꽃님787 2018.01.08 267
1090 내 사랑의 말 왕꽃님787 2018.04.13 266
1089 우리 자유 왕꽃님787 2018.04.12 266
1088 진정한 강함 왕꽃님787 2019.03.01 266
1087 욕망들은 쨍하는 햇살 왕꽃님787 2019.01.29 266
1086 태풍 후의 햇빛 왕꽃님787 2019.03.19 266
1085 허물없이 농담을 왕꽃님787 2019.01.09 266
1084 포장마차에 가면 왕꽃님787 2018.02.14 266
1083 노래 하리이다 왕꽃님787 2019.02.15 265
1082 가슴에 오래 머무는 꽃 왕꽃님787 2019.01.14 26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