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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09:50

달로의 망명

(*.70.53.115) 조회 수 230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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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0mcfH.jpg

 

달로의 망명

 

분화구가 깊어서 착륙한

목숨은 귀환할 수 없는 곳

오늘은 저 달로의 망명이다

 

그곳에 다녀온 누구는

혹 같은 돌만 가득하다고 하다고

부서진 시체의 잔해만 쌓여 있다고

하지만 내가 가야할 곳은

보이지 않는 달의 뒷쪽이다

 

은밀하게 숨어 살겠다는 것인데

다른 별에 살아서

그곳에 혹 꿈꾸며 원했던 정원이나

마당 너른 집 있을 것 같아

삶의 끝장을 보고 싶은 것인데

 

그림자 같은 나에게 발각될까봐

얼굴에 칼을 대고 이름도 붉은

줄을 치고 사는 곳의 지명도

삭제한 것은 꽃이 어제의 흙으로

나무는 오늘의 열매로 강물은

내일의 소나기로 변신하듯

 

그래서 오늘은 보름이라고

달로 망명하려는 것이다

가슴 깊이 묻어둔 생의 비밀 문서를

별에게 건네주었으니 나는 나에게

배신으로 낙인 찍혔다

 

나는 휴전선이 없어서

아직도 전쟁 중이다

포화에 무너진 집을 버리고

월경越境해야 하는 난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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