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22 10:41

달을 닮았다

(*.70.59.32) 조회 수 10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hyYJpcC.jpg

 

뒷골목에서

 

뒤골목에 있다 간 것들은

모두 투명한 눈물을 닮았다

밤새도록 달려와 펼쳐놓았으니

별이라든가 달을 닮았다

 

발 아래 쏟아지는

개 같은 똥 같은 것들

고양이 같은 오줌 같은 것들

뒷골목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물 한 잔 같은 비가 내리면

어느틈에 씨가 내렸는지

참회의 꽃들이 핀다

 

길이 막혀 있어

이곳이 마지막으로 가는 문이라

세상에 남은 것을 부린다

 

어떤 나무에서는

붉은 과실이 익어갔고

어떤 밭에서는

푸르른 식물도 자라났고

바다에서 온 것들도

비린 냄새를 감추느라

문을 열어 젖히고 헤엄쳤다

 

뼈까지 씻겨 내려간다

저 막다른 길까지

바퀴에 실려 온 것들이 있다

 

새벽부터 목소리가 높아

칼질하는 듯한 갈증으로

입안이 말라 있는 뒷골목이

건네준 물 한 잔을 들이키자

먼지 많았던 전날의

마음이 축축하게 젖는다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356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342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476
1031 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왕꽃님787 2018.03.30 152
1030 장미여행 왕꽃님787 2018.07.14 154
1029 장대비 그친 뒤 무지개 왕꽃님787 2018.08.22 136
1028 잠시 피었다가 왕꽃님787 2019.01.03 248
1027 잠시 잊고 왕꽃님787 2018.12.23 194
1026 잠시 쉬어 가세 함께~ 왕꽃님787 2018.02.15 172
1025 잘못 채운 단추가 왕꽃님787 2018.09.14 177
1024 작은가슴 왕꽃님787 2018.07.07 174
1023 작은 행복 왕꽃님787 2018.06.06 103
1022 작은 소원 왕꽃님787 2019.02.25 221
1021 작은 사람의 사랑은 왕꽃님787 2018.06.27 122
1020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왕꽃님787 2018.09.01 127
1019 자일을 타고 암벽을 기어오른다 왕꽃님787 2018.02.13 251
1018 자연은 언제나 왕꽃님787 2018.10.04 205
1017 잎자루가 길어서 더 예쁜 왕꽃님787 2018.08.25 260
1016 있는 그대로 왕꽃님787 2019.01.04 236
1015 읽고 또 읽어 왕꽃님787 2018.07.27 92
1014 일어 버린 것 같아 왕꽃님787 2019.01.15 189
1013 일상의 신전에 왕꽃님787 2019.01.25 229
1012 일상의 모든 것을 왕꽃님787 2018.07.26 112
1011 인생의 황금률 왕꽃님787 2018.04.05 203
1010 인생을 산다는 게 왕꽃님787 2018.06.01 137
1009 인간이 얼마만큼의 눈물을 왕꽃님787 2018.08.06 150
1008 인간의 환상이 왕꽃님787 2018.08.26 137
1007 이토록 잔인하게 왕꽃님787 2019.02.13 202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