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22 09:40

어미 가슴을

(*.223.18.172) 조회 수 10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WfEMkwC.jpg

 

반달

 

내가 하루처럼 버린 것이

뱃속의 똥과 오줌만이 아니었구나

어미의 눈물을 먹고

어미의 피를 먹고 자랐으니

오늘 밤에 뜬 저 달에게서

늦은 밥상 차려주는 어미가 보인다

 

꺼져가는 내 목숨 살리겠다고

반쪽을 버렸으니 내 삶의

절반은 어미 몫이다

한 움큼도 안 되는 살과 뼈의

어미를 안아보니 내가 매일같이

먹은 것이 세월의 나이만은 아니었구나

 

온달처럼 내 앞길

환하게 비추지 못해도

그림자 크게 키워주니

밤의 들짐승들 피해갈 줄 알았다

 

어미 마음을 내가 곡괭이로

숟가락으로 저리 깊게 파먹었구나

반만 남은 달 어미는

오늘 무얼 하고 있을까

 

오늘은 내 머리 위에

반달로 뜰 줄 알았다

반쪽은 어디로 달아났나

찾아보니 어미 가슴을

내가 애타게 국 끓여 먹었구나

 

바람 빠진 바퀴 마냥

풍선 마냥 쪼그라든 어미

얼굴도 반쪽, 젖무덤도 반쪽

삭아 더 이상 굴러갈 수 없음에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493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461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612
206 이제야 운명처럼 다가온 그대 왕꽃님787 2018.06.19 90
205 이젠 속삭이자 속삭여 보자 왕꽃님787 2018.06.05 148
204 이젠 시간이 왕꽃님787 2018.07.30 195
203 이젠 우리는 서로 모르는 얼굴이지만 왕꽃님787 2018.06.20 260
202 이젠그가 아니었겠지요? 왕꽃님787 2018.07.07 132
201 이지러진 달빛보다 왕꽃님787 2019.04.01 1051
200 이토록 잔인하게 왕꽃님787 2019.02.13 210
199 인간의 환상이 왕꽃님787 2018.08.26 144
198 인간이 얼마만큼의 눈물을 왕꽃님787 2018.08.06 151
197 인생을 산다는 게 왕꽃님787 2018.06.01 139
196 인생의 황금률 왕꽃님787 2018.04.05 204
195 일상의 모든 것을 왕꽃님787 2018.07.26 116
194 일상의 신전에 왕꽃님787 2019.01.25 240
193 일어 버린 것 같아 왕꽃님787 2019.01.15 192
192 읽고 또 읽어 왕꽃님787 2018.07.27 94
191 있는 그대로 왕꽃님787 2019.01.04 240
190 잎자루가 길어서 더 예쁜 왕꽃님787 2018.08.25 267
189 자연은 언제나 왕꽃님787 2018.10.04 210
188 자일을 타고 암벽을 기어오른다 왕꽃님787 2018.02.13 255
187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왕꽃님787 2018.09.01 128
186 작은 사람의 사랑은 왕꽃님787 2018.06.27 124
185 작은 소원 왕꽃님787 2019.02.25 230
184 작은 행복 왕꽃님787 2018.06.06 106
183 작은가슴 왕꽃님787 2018.07.07 175
182 잘못 채운 단추가 왕꽃님787 2018.09.14 177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