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22 09:40

어미 가슴을

(*.223.18.172) 조회 수 108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WfEMkwC.jpg

 

반달

 

내가 하루처럼 버린 것이

뱃속의 똥과 오줌만이 아니었구나

어미의 눈물을 먹고

어미의 피를 먹고 자랐으니

오늘 밤에 뜬 저 달에게서

늦은 밥상 차려주는 어미가 보인다

 

꺼져가는 내 목숨 살리겠다고

반쪽을 버렸으니 내 삶의

절반은 어미 몫이다

한 움큼도 안 되는 살과 뼈의

어미를 안아보니 내가 매일같이

먹은 것이 세월의 나이만은 아니었구나

 

온달처럼 내 앞길

환하게 비추지 못해도

그림자 크게 키워주니

밤의 들짐승들 피해갈 줄 알았다

 

어미 마음을 내가 곡괭이로

숟가락으로 저리 깊게 파먹었구나

반만 남은 달 어미는

오늘 무얼 하고 있을까

 

오늘은 내 머리 위에

반달로 뜰 줄 알았다

반쪽은 어디로 달아났나

찾아보니 어미 가슴을

내가 애타게 국 끓여 먹었구나

 

바람 빠진 바퀴 마냥

풍선 마냥 쪼그라든 어미

얼굴도 반쪽, 젖무덤도 반쪽

삭아 더 이상 굴러갈 수 없음에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519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483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641
206 어느 세상의 부부에 대한 시 왕꽃님787 2018.04.02 246
205 그리운 사랑의 피에로 왕꽃님787 2018.07.04 246
204 이유 있는 사랑 왕꽃님787 2019.02.18 246
203 독경 같은 강물 왕꽃님787 2019.03.04 246
202 봄소식 이야기 왕꽃님787 2018.02.14 247
201 그대는 아는가 왕꽃님787 2018.09.21 247
200 비와 그리움 왕꽃님787 2019.01.21 247
199 깨어나 흘러서 왕꽃님787 2018.10.15 247
198 사랑할땐 알아두세요 왕꽃님787 2018.04.18 247
197 쏟아져 내리는 햇살 왕꽃님787 2019.01.25 247
196 이제 나를 위로하는 왕꽃님787 2018.06.22 247
195 생명의 의미 왕꽃님787 2018.01.07 248
194 시인의 딸이 되어 왕꽃님787 2018.01.22 248
193 황사바람 왕꽃님787 2018.01.29 248
192 이런 날 만나게 왕꽃님787 2018.10.25 248
191 아직 시도하지 않은 왕꽃님787 2018.10.25 248
190 어린나무 어쩌라고 왕꽃님787 2018.01.05 249
189 이른 봄을 물고 온 비 왕꽃님787 2018.02.10 251
188 당신의 미소 왕꽃님787 2018.02.14 251
187 청춘 같은 연민의 정 왕꽃님787 2019.01.18 251
186 어름치 이야기 왕꽃님787 2018.01.30 252
185 빗물을 보며 왕꽃님787 2018.02.10 252
184 안개 왕꽃님787 2018.03.07 252
183 눈물 줄기와 함께 왕꽃님787 2019.01.16 252
182 외로이 잠 못 이루는 사람들 왕꽃님787 2018.04.03 252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