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21 10:03

문득 뒤돌아 보면

(*.223.23.15) 조회 수 3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iBAiG4z.jpg

 

비가 온 뒤에

 

무너져 내린 나를

차곡차곡 바로 쌓아놓았더니

비슬산이 벌떡 일어났다

오늘 하늘의 낯빛이 창백하다

 

비가 온 뒤에

아아, 내가 무너질 것이다

비가 그치고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길에

일으켜 세울 것이 억수로 많다

 

지명의 입이 뜯겨지고

이순으로 문닫을 귀가

고희로 감았던 눈이

마침내 쑥 하고 무너질 것이다

 

원래로 회귀하는 길이라

진흙으로 세운 청춘이

서른의 곧은 허리가

불혹의 뻣뻣한 목이 부러지고

 

만춘의 진달래 꽃잎이

직지의 용소 폭포가

바람과 빛의 능선이 무너지고

낙동강 밟고 가는 것이라

문득 뒤돌아 보면 절벽이다

 

도통바위 가부좌한 참선이

대견봉 솟아오른 어깨가

남릉에 새겨넣은 비문이

물로 쌓은 수성골이 무너지고

 

비가 온 뒤에

무너지는 것 억수로 많다

비슬산 높게 쌓은 축대가

유가사 절 세운 목탁 소리가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353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340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473
1181 언제나 그 자리에서 왕꽃님787 2019.04.03 951
1180 숨결로 전하고 있는 왕꽃님787 2019.03.28 944
1179 사람들 왕꽃님787 2019.03.21 926
1178 걸어보지 못한 왕꽃님787 2018.08.31 816
1177 사랑 그리고 행복한 이유 왕꽃님787 2018.07.10 544
1176 가을산 왕꽃님787 2018.11.08 445
1175 그 슬픔까지 왕꽃님787 2018.11.15 425
1174 사람들은 진실로 왕꽃님787 2018.11.12 423
1173 강가에서 왕꽃님787 2018.11.19 423
1172 너는 무얼 하는지 왕꽃님787 2018.11.20 419
1171 슬픔까지 사랑하고픈 왕꽃님787 2018.11.14 409
1170 내 쓸쓸한 날엔 왕꽃님787 2018.11.14 402
1169 어느 쓸쓸한 날 왕꽃님787 2018.11.02 401
1168 가을엔 바람이고 왕꽃님787 2018.10.28 390
1167 아무도 만날 수 왕꽃님787 2018.11.03 381
1166 노을 앞에서는 왕꽃님787 2018.11.01 378
1165 이 세상의 노을은 왕꽃님787 2018.11.09 377
1164 날이 저물어 가듯 왕꽃님787 2018.10.31 376
1163 어제는 오늘의 왕꽃님787 2018.11.09 373
1162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왕꽃님787 2018.11.15 368
1161 하늘의 별이 빛나는 이유 왕꽃님787 2018.01.02 364
1160 마음을 빨래하는 날 왕꽃님787 2018.11.01 358
1159 얼굴 묻으면 왕꽃님787 2018.11.09 354
» 문득 뒤돌아 보면 왕꽃님787 2019.03.21 354
1157 햇볕이며 왕꽃님787 2018.11.10 35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