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06 10:03

저녁강을 건너가면서

(*.223.26.25) 조회 수 2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kMR7A4.jpg

 

저녁강을 건너가면서

 

저무는 나를 떠나보내는 것이다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을 찾아서

저녁강을 건너가는 것이다

 

저물녁의 강이 나와 같아서

강을 건너가듯이 저녁의

나를 건너가는 것이다

 

강도 나를 건너 오는 것인데

나를 밀고 가면서 나를

굽이쳐 흘려보내면서

두루마리 같은 강이

몸을 펼쳐 시 한 편 쓰고 있다

 

이파리 떨어진 뼈에

환한 마애불 새기는 일이다

저물녁의 강을 바라보는 것은

눈을 뜨고 숨을 쉬는

습관 같은 것이어서

내가 강을 건너가듯이

 

저녁강을 건너가는 것이란

꽃진 살갗에 어두운

문신을 새기는 일이다

 

강에 익숙해지기 전에

새벽은 물 건너 저쪽에서

밤은 물 건너 이쪽에서

출렁이면서 오는 것이므로

 

저녁강을 건너가면서

서약 같은, 맹세 같은

물빛이 내게 스미길 원했다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263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262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388
1181 문득 뒤돌아 보면 왕꽃님787 2019.03.21 338
1180 손으로 부채질하며 왕꽃님787 2019.03.20 252
1179 산사의 마당에 왕꽃님787 2019.03.19 245
1178 태풍 후의 햇빛 왕꽃님787 2019.03.19 238
1177 가마솥 걸어 놓고 왕꽃님787 2019.03.18 243
1176 달로의 망명 왕꽃님787 2019.03.18 223
1175 이별이 옵니다 왕꽃님787 2019.03.15 253
1174 갈수 있다면 왕꽃님787 2019.03.15 230
1173 죽었던 내가 다시 왕꽃님787 2019.03.14 260
1172 불멸인 녀석 왕꽃님787 2019.03.14 263
1171 너무나 평범해서 왕꽃님787 2019.03.13 254
1170 웃자 왕꽃님787 2019.03.13 247
1169 마음이 변할 새라 왕꽃님787 2019.03.12 264
1168 희망 왕꽃님787 2019.03.12 215
1167 참으로 어려운 일 왕꽃님787 2019.03.11 213
1166 햇살 따스한 날 왕꽃님787 2019.03.11 213
1165 배움 왕꽃님787 2019.03.08 186
1164 황금을 지니고 있다 왕꽃님787 2019.03.08 206
1163 등에 기대어 왕꽃님787 2019.03.07 210
1162 언제 무너질지 왕꽃님787 2019.03.07 201
1161 절박한 물음 왕꽃님787 2019.03.06 244
» 저녁강을 건너가면서 왕꽃님787 2019.03.06 211
1159 안개와도 같은 왕꽃님787 2019.03.05 221
1158 밝은 빛을 보면 왕꽃님787 2019.03.05 243
1157 겨울 모과나무 왕꽃님787 2019.03.04 25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