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04 10:57

겨울 모과나무

(*.223.38.13) 조회 수 2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ghH8b6P.jpg

 

겨울 모과나무

 

여기 의로운 묘지 옆에

이름도 없이 묻힐 수 있다면

나도 열매 떨어뜨리지 않은 채

사철 참배만 드리겠다

그냥 선 채로 적멸에 들겠다

 

모과 너처럼 고개 숙이지

않고 무릎 꿇지 않고

싸우다가 그냥 죽겠다

 

한겨울보다 더 온몸을

단단하게 얼려서

강철도 못 뚫게 하겠다

 

나도 모과 너처럼

절대로 이기지 못한다고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

 

누가 거두지도 않아

뼈까지 벌레 파고드는

모과를 흙속에 곱게 묻는다

 

무기도 없이 맨주먹으로

겨울과 맞서 싸웠으니

저 모과의 죽음이 장렬하다

 

칠백의총 묘지 옆에 겨울

모과나무 한 그루 얼어버린

열매 몇 개 굳세게도

가지에 매달려 있고

 

발목 근처에는 또 숨

끊어진 열매 몇 개 전장의

시체처럼 뒹굴고 있다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262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260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387
1181 문득 뒤돌아 보면 왕꽃님787 2019.03.21 338
1180 손으로 부채질하며 왕꽃님787 2019.03.20 252
1179 산사의 마당에 왕꽃님787 2019.03.19 245
1178 태풍 후의 햇빛 왕꽃님787 2019.03.19 237
1177 가마솥 걸어 놓고 왕꽃님787 2019.03.18 242
1176 달로의 망명 왕꽃님787 2019.03.18 223
1175 이별이 옵니다 왕꽃님787 2019.03.15 253
1174 갈수 있다면 왕꽃님787 2019.03.15 230
1173 죽었던 내가 다시 왕꽃님787 2019.03.14 260
1172 불멸인 녀석 왕꽃님787 2019.03.14 262
1171 너무나 평범해서 왕꽃님787 2019.03.13 254
1170 웃자 왕꽃님787 2019.03.13 246
1169 마음이 변할 새라 왕꽃님787 2019.03.12 264
1168 희망 왕꽃님787 2019.03.12 214
1167 참으로 어려운 일 왕꽃님787 2019.03.11 213
1166 햇살 따스한 날 왕꽃님787 2019.03.11 213
1165 배움 왕꽃님787 2019.03.08 185
1164 황금을 지니고 있다 왕꽃님787 2019.03.08 206
1163 등에 기대어 왕꽃님787 2019.03.07 210
1162 언제 무너질지 왕꽃님787 2019.03.07 201
1161 절박한 물음 왕꽃님787 2019.03.06 244
1160 저녁강을 건너가면서 왕꽃님787 2019.03.06 210
1159 안개와도 같은 왕꽃님787 2019.03.05 221
1158 밝은 빛을 보면 왕꽃님787 2019.03.05 243
» 겨울 모과나무 왕꽃님787 2019.03.04 25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