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22 10:41

달을 닮았다

(*.70.59.32) 조회 수 104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hyYJpcC.jpg

 

뒷골목에서

 

뒤골목에 있다 간 것들은

모두 투명한 눈물을 닮았다

밤새도록 달려와 펼쳐놓았으니

별이라든가 달을 닮았다

 

발 아래 쏟아지는

개 같은 똥 같은 것들

고양이 같은 오줌 같은 것들

뒷골목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물 한 잔 같은 비가 내리면

어느틈에 씨가 내렸는지

참회의 꽃들이 핀다

 

길이 막혀 있어

이곳이 마지막으로 가는 문이라

세상에 남은 것을 부린다

 

어떤 나무에서는

붉은 과실이 익어갔고

어떤 밭에서는

푸르른 식물도 자라났고

바다에서 온 것들도

비린 냄새를 감추느라

문을 열어 젖히고 헤엄쳤다

 

뼈까지 씻겨 내려간다

저 막다른 길까지

바퀴에 실려 온 것들이 있다

 

새벽부터 목소리가 높아

칼질하는 듯한 갈증으로

입안이 말라 있는 뒷골목이

건네준 물 한 잔을 들이키자

먼지 많았던 전날의

마음이 축축하게 젖는다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366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351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485
981 별자리마다 왕꽃님787 2018.10.22 233
980 우리들 고정관념 왕꽃님787 2018.01.25 233
979 돌이킬 수 없습니다 왕꽃님787 2019.02.18 232
978 우리가 늙었을 때 왕꽃님787 2018.04.02 232
977 검은 나비 연인 왕꽃님787 2019.01.30 232
976 가을은 떠나고 왕꽃님787 2019.02.20 231
975 생선 한마리 왕꽃님787 2019.01.31 231
974 살아봄직한 삶 왕꽃님787 2018.02.19 231
973 흐르는 물에 손을 씻고 왕꽃님787 2018.01.13 230
972 일상의 신전에 왕꽃님787 2019.01.25 230
971 달로의 망명 왕꽃님787 2019.03.18 230
970 유익하지 않은 말은 왕꽃님787 2018.12.16 230
969 두 눈 감고 왕꽃님787 2018.09.21 230
968 저 좀 보세요 우리 왕꽃님787 2018.02.01 230
967 희망 왕꽃님787 2019.03.12 229
966 내 슬픔이 기쁨에게 왕꽃님787 2018.06.23 229
965 그대는 아는가 왕꽃님787 2018.09.21 229
964 향기롭습니다 왕꽃님787 2019.02.15 228
963 환경탓이라는 것 왕꽃님787 2019.01.04 228
962 기행문 연주 왕꽃님787 2019.01.24 228
961 그 카페에서 왕꽃님787 2018.02.17 228
960 우리 사랑하고 왕꽃님787 2018.10.21 227
959 그리운 산에 핀 벚꽃 왕꽃님787 2018.01.15 227
958 안개와도 같은 왕꽃님787 2019.03.05 226
957 삶이 힘들다고 느낄 때 왕꽃님787 2018.10.12 226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