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8.08.23 22:53

꽃들이 비를 마시는

(*.221.40.153) 조회 수 1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D7TXgNK.jpg

 

봄비 내리던 날

 

꽃들이 입을 쩍쩍 벌리고 앉아

연둣빛 종아리에 젖살 올리던 날,

 

맛난 국수 가락 같은 봄비는

안개와 비벼져 수북이 내린다.

 

꽃들이 비를 마시는 동안

사람들은 안개를 마신다.

 

안개는 어둠과 빛으로 가기 전의

연옥 세계처럼

 

조용히 타이르거나 죄를 묻듯이

목젖으로 울컥 내려앉아

 

사람들은 우산 속으로, 속으로

죄 많은 얼굴이 되어 응달로 지고,

 

서로의 간격을 듬성듬성 띄우며

길을 버리고 흩어졌다.

 

봄비는 안개 속으로, 속으로

포개어지고, 나누어지다가

초록의 길을 서서히 당긴다.

 

가랑비 국수 가락 마냥

뚝뚝 끊어져 내리던 날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459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423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582
1056 우리 길 잃은 날의 지혜 왕꽃님787 2018.05.11 110
1055 살구나무 길게 그림자 왕꽃님787 2018.08.20 110
1054 우르들 가을은 눈의 계절 왕꽃님787 2018.06.14 110
1053 영혼의 반을 가져간 사람입니다 왕꽃님787 2018.06.19 110
1052 당신의 삶 속에 행운이 왕꽃님787 2018.09.01 110
1051 기다리오 당신을 왕꽃님787 2018.07.03 111
1050 나의 사랑의 의미 왕꽃님787 2018.07.08 111
1049 내 그대에게 왕꽃님787 2018.05.25 111
1048 언제나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왕꽃님787 2018.05.30 111
1047 이제 나는 행복합니다 왕꽃님787 2018.05.09 111
1046 그리움에게 물음 왕꽃님787 2018.05.10 111
1045 스산한 느낌과 함께 왕꽃님787 2018.08.21 111
1044 오늘 같은날, 나는 머리를 자르고 싶어요 왕꽃님787 2018.06.12 111
1043 강에 이르러 왕꽃님787 2018.06.18 111
1042 길 별에게 물어 봅니다 왕꽃님787 2018.08.10 111
1041 걷기라도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왕꽃님787 2018.09.03 111
1040 그대 곁에서 왕꽃님787 2018.06.27 112
1039 밤하늘의 별 왕꽃님787 2018.05.08 112
» 꽃들이 비를 마시는 왕꽃님787 2018.08.23 112
1037 이제 강으로 와서 왕꽃님787 2018.06.18 112
1036 단 한 사람만을 왕꽃님787 2018.08.06 112
1035 오랜 기다림 속에 왕꽃님787 2018.07.31 113
1034 사랑 하고 싶은날 왕꽃님787 2018.07.08 113
1033 달려가 안아주고 왕꽃님787 2018.07.21 113
1032 참 고마운 당신 왕꽃님787 2018.07.24 11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