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20 10:02

손으로 부채질하며

(*.70.46.173) 조회 수 28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yr2vCOd.jpg

 

푸른 안개

 

모든 것의 끝에서 품고 가야할

전생이라 가볍게 안아주면서

어루만져주면서 감히 떼어낼 수 없게

폐속으로 혈속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그것이 바다의 살이고 뼈일 것이다

그것이 숲의 눈이고 입술일 것이다

그러니 안개에 저항하지 마라

푸른 빛을 거부하지 마라

 

쉬지않고 손으로 부채질하며

껍질 밖으로 안개를 흘려 보내고

있으니 조금씩 조금씩 몸이

감춰지고 사라지고 푸른빛의

겉옷만 덩그렇게 남았다

 

피기 전에 오는 것도

맺기 전에 가는 것도

풀빛이나 물빛을 가만히 닮았다

안개를 닮았다 내 속에서

불시에 한 세상이 열렸다

 

스스로 만든 옥에 갇혔으니

벼랑에 위태롭게 서서

휘휘 가지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러니까 오는 봄만 알았지

굽이치며 흘러가는 꽃은 몰랐다

 

깊은 바다 아니면 어두운

숲속에서 걸어나왔을 것이다

잠시 은거할 곳이 필요하다고

내 속에 거미의 집을 짓고 있었다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495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466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617
1181 색다른 여행자를 위한 서시 왕꽃님787 2018.06.13 87
1180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왕꽃님787 2018.06.17 87
1179 우리는 만나면 왕꽃님787 2018.07.29 88
1178 우리 커피처럼 그리운 사람 왕꽃님787 2018.07.09 88
1177 사랑을 위한 충고를 왕꽃님787 2018.07.09 88
1176 누군가 내게 사랑은 왕꽃님787 2018.07.13 88
1175 말하고 싶은데 왕꽃님787 2018.07.12 89
1174 어느 곳으로 숨고 왕꽃님787 2018.08.08 89
1173 내 온몸 그대가 되어 우리는 왕꽃님787 2018.06.18 89
1172 기다림 왕꽃님787 2018.06.08 90
1171 사랑도 행복도 왕꽃님787 2018.08.21 90
1170 낙화 왕꽃님787 2018.06.14 90
1169 하지만 가난으로 나는 왕꽃님787 2018.06.17 90
1168 바람에게 왕꽃님787 2018.06.19 90
1167 이제야 운명처럼 다가온 그대 왕꽃님787 2018.06.19 90
1166 날마다 나한테 왕꽃님787 2018.07.29 91
1165 세월에게 왕꽃님787 2018.08.22 91
1164 찬 저녁 왕꽃님787 2018.05.19 91
1163 날 나를 바라보기 왕꽃님787 2018.05.10 91
1162 삶은 언제나 낯설다 왕꽃님787 2018.06.15 91
1161 그리고 언제쯤이나 왕꽃님787 2018.06.28 92
1160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왕꽃님787 2018.07.25 92
1159 봄 한철 왕꽃님787 2018.06.07 92
1158 그리운 향수 왕꽃님787 2018.05.21 93
1157 그날 저무는 날에 왕꽃님787 2018.06.17 9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