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11 09:47

햇살 따스한 날

(*.70.57.75) 조회 수 22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r2dg4PQ.jpg

 

편지

 

열매 떨어져서 눈물을 흘렸다던가

내가 쓴 편지가 우체통에 가득 차

더 이상 받을 수가 없으면

햇살 따스한 날 봉분에 기대어

나를 꺼내 읽을 것이다

 

내 손에 놓여진 나를 읽는다

한 여인에게 사랑고백을 했다던가

한 시대에게 고뇌를 발설했다던가

꽃 피어서 웃었다던가

 

시간도 멈추어선 저 어두

컴컴한 몸속에 있다가

내일인지 모레인지

내년인지 이 다음 목숨인지

언젠가 문득 나를 받아서

읽어 보고 싶은 날

 

원하는 시간에 부쳐준다고

저 두툼한 편지에 옷을 입혀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산골의

노란 우체통에 보낸다

 

밑구멍으로 줄줄 흘러내렸던

똥 같은 것들 모두 내가

보낸 편지 였으니 반 세기

다 되도록 살아온 생의 글자

빼곡하게 쓰여 있어서

 

아버지의, 어머니의 침 발라

봉인된 내 몸이 지상에

잠시 보관된 편지 아닌가

입 속으로 꾸역꾸역

들이밀었던 밥 같은 것들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468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432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590
1181 우리 커피처럼 그리운 사람 왕꽃님787 2018.07.09 86
1180 내 그리움은 해마다 찾아오고 왕꽃님787 2018.06.05 86
1179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왕꽃님787 2018.06.17 86
1178 색다른 여행자를 위한 서시 왕꽃님787 2018.06.13 87
1177 우리는 만나면 왕꽃님787 2018.07.29 88
1176 사랑을 위한 충고를 왕꽃님787 2018.07.09 88
1175 누군가 내게 사랑은 왕꽃님787 2018.07.13 88
1174 기다림 왕꽃님787 2018.06.08 88
1173 낙화 왕꽃님787 2018.06.14 88
1172 내 온몸 그대가 되어 우리는 왕꽃님787 2018.06.18 88
1171 말하고 싶은데 왕꽃님787 2018.07.12 89
1170 어느 곳으로 숨고 왕꽃님787 2018.08.08 89
1169 사랑도 행복도 왕꽃님787 2018.08.21 89
1168 바람에게 왕꽃님787 2018.06.19 89
1167 이제야 운명처럼 다가온 그대 왕꽃님787 2018.06.19 89
1166 날 나를 바라보기 왕꽃님787 2018.05.10 90
1165 삶은 언제나 낯설다 왕꽃님787 2018.06.15 90
1164 하지만 가난으로 나는 왕꽃님787 2018.06.17 90
1163 그리고 언제쯤이나 왕꽃님787 2018.06.28 91
1162 날마다 나한테 왕꽃님787 2018.07.29 91
1161 세월에게 왕꽃님787 2018.08.22 91
1160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왕꽃님787 2018.07.25 91
1159 그리운 향수 왕꽃님787 2018.05.21 92
1158 봄 한철 왕꽃님787 2018.06.07 92
1157 그대의 순수한 왕꽃님787 2018.08.11 9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