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진의 시각 언어적 속성
인간은 자신의 감각기관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고 방식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또한 인간의 정보 해독 능력은 주로 시각에 의존되어 있으므로 사건에 대한 시-공간적 시각적 동화를 통한 시각언어가 구술 적인 언어에 의한 전달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현실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써 지칭되고 있다.
시각의 발전은 자연의 보다 깊은 이해뿐 만 아니라 인간 감수성의 점진적 발전을 이끌어 보다 넓고 깊은 인간경험에 기여한다.
언어 표현은 추상적 음성이나 문자에 의해 이루어지며, 실물 또는 현장과는 관계없이 그 대치물로 전달되므로 실물감 또는 현장감이 없어 전달은 개념적이고, 그 느낌이나 충격은 간접적일 수밖에 없는 반면, 시각에 의한 표현은 감각자극과 물리적 세계의 가시적 구조간의 일치에 근거한 기호계라는 수단으로서 기능 하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다. 일반적으로 자연언어에서는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서 배운 일정한 소리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의미를 터득하게 되지만, 사진에 의한 이미지는 시각적 형식에 있어서 기계적 기록에 의한 경험적 시각이며 그 경험적 시각은 현실적인 감각시각이며 객관적 시각이므로 지속적인 교육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즉 사진의 시각은 생리적으로 대상이 동공을 통해서 망막에 감각되는 단계로 한정되는 인식작용이며 주관성이 배제된 단순한 대상의 수용을 의미한다.
사진의 시각 형식은 육안의 시각 원리와 동일한 것이지만 정신적인 주관(主觀)과 단절된 기계적 시각으로서 주관과 분리되어 객관적인 실체성에 배속된 기계적 시각이다. 따라서 사진의 시각은 한 순간의 극적(劇的)인 것을 추출 해 냄으로써 문장이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주의(注意)를 환기시킬 수 있다.
이는 사진이 새로운 의미로 읽혀질 수 있도록 강화(强化)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쇄된 문자와의 결합으로 그 뜻은 더욱 강조되기도 한다.
사진을 언어로 이해하는 이러한 사고(思考)는 사진 인쇄방법의 발달에 박차를 가하여 가장 보편적인 커뮤니케이션 매개체 중의 하나로 신문에 사진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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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언어적인 이점을 살려 독자적 개척로를 찾게 된 것은 19세기 말엽의 뉴 저널리즘을 시작으로 하여 1930년대 라이프(Life)시대의 사진 잡지들이었으며, 이들 잡지들은 사진을 시각언어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자연을 관찰하고 의식적으로 카메라의 시점(視點)을 사진가가 결정하는 한 그 사진에는 자연에 대한 사진가의 해석이 존재하지만, 회화의 표현처럼 사진에 존재하는 작가의 의도는 그 처리와 조작이 자유롭지는 못하다. 그것은 기록이란 물질적 현실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며 그 사진영상에는 의도하지 않았던 것, 또한 의도를 넘어 선 것이 항시 개입되어 오기 때문이다.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 개입되어 있는 사진영상에 나타난 현실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가진 현실의 기록으로 이러한 현실의 기록이야말로 사진의 본질이며, 따라서 기록상(記錄像)이란 물질적 현실에서 무엇을 읽었는가 하는 사진가의 의도와 그 의도를 넘어 침투해 오는 것, 즉 의도와 반의도(反意圖)의 종합적 표상이다.
영상을 통한 시각언어로 외부의 세계를 재현하며, 정확하고 반복 가능한 시각적 이미지를 산출하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매체로써의 사진의 속성을 유현은 객관적 신뢰성과 구체적 상징성, 충격 중독성, 시-공간성이, 이 동은 기록성, 진실성, 현실성, 감각성, 신속성, 오락성, 광고성등이 있다 고 하였다.
그러나 본 논문에서는 사진의 시각언어적 속성을 영상의 폐쇄성, 시-공간성, 객관적 신뢰성, 구체적 상징성, 충격 중독성으로 구분하여 논의 하고자 한다.
1) 사진영상의 폐쇄성(閉鎖性)
파이닝거는 사진이 가장 완벽한 상형문자(象形文字)임을 강조했지만, 사진영상이 실재적인 언어로 쓰이기에는 그것이 너무나 구체적이어서 제한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작가의 경험, 특히 내적 경험이나 관념적인 것, 정신적인 것을 표현하고자 할 때 사진은 너무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묘사를 해 주는 매체이기 때문에 금방 벽에 부딪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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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구체적 사물을 통해 내적 경험을 표현하고자 할 때는 그 사물에 관한 공통된 내적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자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지만, 공통된 내적 경험을 갖지 못한 제삼자는 작가와 똑같은 생각이나 느낌을 가질 수는 없다.
공통된 내적 경험이 없을 때 어떤 사물에 대한 반응은 서로 다르게 된다. 내적 경험이 전혀 다른 사람에게 한 장의 사진은 단순한 한 개의 형태, 아직 경험해야 할 사물의 외형일 뿐이다.
사진영상은 이렇게 공통된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경험이라고 하는 폐쇄회로(閉鎖回路)를 통해 전달된다. 따라서 공통된 내적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전달하느냐 하는 표현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진적 작업이 '영상화' 작업이다. 그러나 영상화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전달되지 않은 깊은 내적 경험은 그대로 남게 된다.
2) 사진의 시-공간성
우리들의 시간은 시시각각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속에서 그 변화를 모두 의식(意識)하면서 살 수는 없으며, 다만 지나간 기억과 경험속에서 환경의 변화를 인식할 뿐이다.
한 가지 대상의 변화를 시간에 따라서 기록한 연속사진은 시간과 공간과의 관계를 보여 준다. 사진의 공간은 어떤 사물의 "순간에 있어서의 상태"로 표상 되어 있으므로 그 사진의 공간 문제는 동시에 시간의 문제이다. 따라서 사진영상에서는 공간과 시간의 문제를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
시간이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시간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대상화(對象化)하려면, 시간을 공간적 성질로 바꾸어야 하는데, 시간의 "공간적 성질"은 사물의 변화이자 운동을 말한다.
사진 공간에서 시간적 성질이란 공간적 현상으로서 현재화(顯在化)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사진가가 언제나 대상의 순간적 상태에 직면하고 있는 촬영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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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사진가의 눈앞에 있는 대상(對象)은 모두 현재의 상태이며, 현재의 상태로 밖에 포착할 수 없다. 현재의 상태로 포착한다는 것은 영상의 일반적인 성질이며, 영상의 시제(時制)가 언제나 현재형(現在形)이라는 것은 문장(文章) 표현에서의 시제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성질이다.
사진의 시간은 자연적-물리적인 시간의 현재상태로 정착되어 있으나, 동시에 그것을 넘어선 시간성을 내포하고 있어, 현재이면서 과거이고, 과거이면서 현재라고 하는 일종의 동시성(同時性)으로 인해 자연적-물리적 시간체계를 초월하고 있다.
결국, 사진의 시간은 진행되고 있는 현재이며 미래에 속한 시간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사진적 시간은 사진공간과 같이 현재라는 테두리를 가지면서 미래를 지향하여 완료되지 않은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사진의 공간은 회화공간(繪畵空間)처럼 자연공간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율적 완결성을 가진 공간이 아니라, 자연공간으로부터 임의로 절단되고 나아가 자연공간에 접속되는 공간이다. 회화공간이 완결성을 추구하는 구심적인 공간임에 비하여 사진공간은 외부로 확대하려는 원심력을 가진 미완성의 공간이며 그것은 사진공간이 자연공간과 서로 연속된 관계에서 성립되기 때문이다.
촬영 된 사진의 공간은 자연공간의 일부를 어느 한 순간에 자른 것이며, 이와 같은 사진공간은 단독으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고 항상 촬영되지 않은 자연공간과 연결을 가지면서 계속 화면 밖의 공간 또는 시간적 요소가 화면 중에 침입하여 움직이려는 성질을 가진 공간이다.
따라서 사진공간은 언제나 설정된 테두리, 즉 프레임을 넘어 밖으로 지향하는 성질을 가졌으나 회화공간은 안으로 응축하고 집중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요컨대, 사진공간의 프레임은 회화공간의 테두리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며 언제나 자연공간과의 관계에 의해서 유동하는 변화가 풍부한 공간으로 자연공간으로부터 단절되어 독립된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며, 그 자체로서 어떤 완전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님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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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간은 외부공간과 연결되어 있다는 관계 위에서 비로소 생생한 표현력(表現力)을 띠게 되는데, 그것은 외부의 무한한 암시가 사진공간의 특색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진공간과 외부 자연공간과의 관계는 사진공간의 프레임의 변화에 따라서 유동하는 것으로, 작가의 시점의 이동이 또한 프레임이라는 테두리를 유동시킨다.
그러므로 사진공간이란 작가의 시점을 축(軸)으로 한 관찰법인 동시에 감상자의 관찰법이기도 하다. 그것은 감상자는 작가가 설정한 시점을 변경시킬 수 없고, 따라서 작가의 시점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진공간은 작가의 주관적(主觀的)의도의 산물이며, 의도가 심벌화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카메라가 주관적이라 할지라도 이른바 내적 세계를 자의적으로 정착시킬 수는 없다. 그것은 회화처럼 캔버스 안에서 대상의 배치를 자유로이 바꿀 수 없고, 또 대상을 통해서 밖에는 주관적의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대상의 성질에 따라 주관적 의도는 규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상의 존재 방식에 구속되고 대상의 성질에 의해 규제 당하면서도, 대상과 작가의 관계 속에서 심리적 공간이 성립하기 때문에 사진공간의 주관적이면서 객관적인 특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영상에는 시간적 성질이 표현화(表現化)되어 있어서 그 상태의 시간 체험의 추체험(追體驗)이 불가피 할 뿐 아니라, 사진가의 현실체험(現實體驗)의 추가체험을 경험하게 된다.
회화에서의 수용체험은 본질적으로 관념적인데 반해 사진의 수용체험은 현실적으로 체험하는 듯한 의사체험(擬似體驗)적인 느낌이 짙다. 영화가 의사체험적인 느낌이 더욱 짙은 것은, 사진영상이 영화에 비해 공간적 성질이 보다 강하고 고정된 영상이라는 점에서 영화보다 객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흐르고 있는 영상과 고정되어 있는 영상의 성질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영화에 있어서도 시간과 공간이 밀착되어 있지만, 사진의 영상은 영상자체가 정착되어 있으므로 영화보다는 공간적 성질이 강하고 회화보다는 시간적 성질이 농후하다는 기본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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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의 감각기관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고 방식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또한 인간의 정보 해독 능력은 주로 시각에 의존되어 있으므로 사건에 대한 시-공간적 시각적 동화를 통한 시각언어가 구술 적인 언어에 의한 전달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현실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써 지칭되고 있다.
시각의 발전은 자연의 보다 깊은 이해뿐 만 아니라 인간 감수성의 점진적 발전을 이끌어 보다 넓고 깊은 인간경험에 기여한다.
언어 표현은 추상적 음성이나 문자에 의해 이루어지며, 실물 또는 현장과는 관계없이 그 대치물로 전달되므로 실물감 또는 현장감이 없어 전달은 개념적이고, 그 느낌이나 충격은 간접적일 수밖에 없는 반면, 시각에 의한 표현은 감각자극과 물리적 세계의 가시적 구조간의 일치에 근거한 기호계라는 수단으로서 기능 하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다. 일반적으로 자연언어에서는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서 배운 일정한 소리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의미를 터득하게 되지만, 사진에 의한 이미지는 시각적 형식에 있어서 기계적 기록에 의한 경험적 시각이며 그 경험적 시각은 현실적인 감각시각이며 객관적 시각이므로 지속적인 교육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즉 사진의 시각은 생리적으로 대상이 동공을 통해서 망막에 감각되는 단계로 한정되는 인식작용이며 주관성이 배제된 단순한 대상의 수용을 의미한다.
사진의 시각 형식은 육안의 시각 원리와 동일한 것이지만 정신적인 주관(主觀)과 단절된 기계적 시각으로서 주관과 분리되어 객관적인 실체성에 배속된 기계적 시각이다. 따라서 사진의 시각은 한 순간의 극적(劇的)인 것을 추출 해 냄으로써 문장이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주의(注意)를 환기시킬 수 있다.
이는 사진이 새로운 의미로 읽혀질 수 있도록 강화(强化)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쇄된 문자와의 결합으로 그 뜻은 더욱 강조되기도 한다.
사진을 언어로 이해하는 이러한 사고(思考)는 사진 인쇄방법의 발달에 박차를 가하여 가장 보편적인 커뮤니케이션 매개체 중의 하나로 신문에 사진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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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언어적인 이점을 살려 독자적 개척로를 찾게 된 것은 19세기 말엽의 뉴 저널리즘을 시작으로 하여 1930년대 라이프(Life)시대의 사진 잡지들이었으며, 이들 잡지들은 사진을 시각언어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자연을 관찰하고 의식적으로 카메라의 시점(視點)을 사진가가 결정하는 한 그 사진에는 자연에 대한 사진가의 해석이 존재하지만, 회화의 표현처럼 사진에 존재하는 작가의 의도는 그 처리와 조작이 자유롭지는 못하다. 그것은 기록이란 물질적 현실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며 그 사진영상에는 의도하지 않았던 것, 또한 의도를 넘어 선 것이 항시 개입되어 오기 때문이다.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 개입되어 있는 사진영상에 나타난 현실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가진 현실의 기록으로 이러한 현실의 기록이야말로 사진의 본질이며, 따라서 기록상(記錄像)이란 물질적 현실에서 무엇을 읽었는가 하는 사진가의 의도와 그 의도를 넘어 침투해 오는 것, 즉 의도와 반의도(反意圖)의 종합적 표상이다.
영상을 통한 시각언어로 외부의 세계를 재현하며, 정확하고 반복 가능한 시각적 이미지를 산출하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매체로써의 사진의 속성을 유현은 객관적 신뢰성과 구체적 상징성, 충격 중독성, 시-공간성이, 이 동은 기록성, 진실성, 현실성, 감각성, 신속성, 오락성, 광고성등이 있다 고 하였다.
그러나 본 논문에서는 사진의 시각언어적 속성을 영상의 폐쇄성, 시-공간성, 객관적 신뢰성, 구체적 상징성, 충격 중독성으로 구분하여 논의 하고자 한다.
1) 사진영상의 폐쇄성(閉鎖性)
파이닝거는 사진이 가장 완벽한 상형문자(象形文字)임을 강조했지만, 사진영상이 실재적인 언어로 쓰이기에는 그것이 너무나 구체적이어서 제한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작가의 경험, 특히 내적 경험이나 관념적인 것, 정신적인 것을 표현하고자 할 때 사진은 너무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묘사를 해 주는 매체이기 때문에 금방 벽에 부딪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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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구체적 사물을 통해 내적 경험을 표현하고자 할 때는 그 사물에 관한 공통된 내적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자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지만, 공통된 내적 경험을 갖지 못한 제삼자는 작가와 똑같은 생각이나 느낌을 가질 수는 없다.
공통된 내적 경험이 없을 때 어떤 사물에 대한 반응은 서로 다르게 된다. 내적 경험이 전혀 다른 사람에게 한 장의 사진은 단순한 한 개의 형태, 아직 경험해야 할 사물의 외형일 뿐이다.
사진영상은 이렇게 공통된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경험이라고 하는 폐쇄회로(閉鎖回路)를 통해 전달된다. 따라서 공통된 내적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전달하느냐 하는 표현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진적 작업이 '영상화' 작업이다. 그러나 영상화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전달되지 않은 깊은 내적 경험은 그대로 남게 된다.
2) 사진의 시-공간성
우리들의 시간은 시시각각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속에서 그 변화를 모두 의식(意識)하면서 살 수는 없으며, 다만 지나간 기억과 경험속에서 환경의 변화를 인식할 뿐이다.
한 가지 대상의 변화를 시간에 따라서 기록한 연속사진은 시간과 공간과의 관계를 보여 준다. 사진의 공간은 어떤 사물의 "순간에 있어서의 상태"로 표상 되어 있으므로 그 사진의 공간 문제는 동시에 시간의 문제이다. 따라서 사진영상에서는 공간과 시간의 문제를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
시간이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시간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대상화(對象化)하려면, 시간을 공간적 성질로 바꾸어야 하는데, 시간의 "공간적 성질"은 사물의 변화이자 운동을 말한다.
사진 공간에서 시간적 성질이란 공간적 현상으로서 현재화(顯在化)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사진가가 언제나 대상의 순간적 상태에 직면하고 있는 촬영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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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사진가의 눈앞에 있는 대상(對象)은 모두 현재의 상태이며, 현재의 상태로 밖에 포착할 수 없다. 현재의 상태로 포착한다는 것은 영상의 일반적인 성질이며, 영상의 시제(時制)가 언제나 현재형(現在形)이라는 것은 문장(文章) 표현에서의 시제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성질이다.
사진의 시간은 자연적-물리적인 시간의 현재상태로 정착되어 있으나, 동시에 그것을 넘어선 시간성을 내포하고 있어, 현재이면서 과거이고, 과거이면서 현재라고 하는 일종의 동시성(同時性)으로 인해 자연적-물리적 시간체계를 초월하고 있다.
결국, 사진의 시간은 진행되고 있는 현재이며 미래에 속한 시간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사진적 시간은 사진공간과 같이 현재라는 테두리를 가지면서 미래를 지향하여 완료되지 않은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사진의 공간은 회화공간(繪畵空間)처럼 자연공간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율적 완결성을 가진 공간이 아니라, 자연공간으로부터 임의로 절단되고 나아가 자연공간에 접속되는 공간이다. 회화공간이 완결성을 추구하는 구심적인 공간임에 비하여 사진공간은 외부로 확대하려는 원심력을 가진 미완성의 공간이며 그것은 사진공간이 자연공간과 서로 연속된 관계에서 성립되기 때문이다.
촬영 된 사진의 공간은 자연공간의 일부를 어느 한 순간에 자른 것이며, 이와 같은 사진공간은 단독으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고 항상 촬영되지 않은 자연공간과 연결을 가지면서 계속 화면 밖의 공간 또는 시간적 요소가 화면 중에 침입하여 움직이려는 성질을 가진 공간이다.
따라서 사진공간은 언제나 설정된 테두리, 즉 프레임을 넘어 밖으로 지향하는 성질을 가졌으나 회화공간은 안으로 응축하고 집중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요컨대, 사진공간의 프레임은 회화공간의 테두리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며 언제나 자연공간과의 관계에 의해서 유동하는 변화가 풍부한 공간으로 자연공간으로부터 단절되어 독립된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며, 그 자체로서 어떤 완전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님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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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간은 외부공간과 연결되어 있다는 관계 위에서 비로소 생생한 표현력(表現力)을 띠게 되는데, 그것은 외부의 무한한 암시가 사진공간의 특색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진공간과 외부 자연공간과의 관계는 사진공간의 프레임의 변화에 따라서 유동하는 것으로, 작가의 시점의 이동이 또한 프레임이라는 테두리를 유동시킨다.
그러므로 사진공간이란 작가의 시점을 축(軸)으로 한 관찰법인 동시에 감상자의 관찰법이기도 하다. 그것은 감상자는 작가가 설정한 시점을 변경시킬 수 없고, 따라서 작가의 시점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진공간은 작가의 주관적(主觀的)의도의 산물이며, 의도가 심벌화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카메라가 주관적이라 할지라도 이른바 내적 세계를 자의적으로 정착시킬 수는 없다. 그것은 회화처럼 캔버스 안에서 대상의 배치를 자유로이 바꿀 수 없고, 또 대상을 통해서 밖에는 주관적의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대상의 성질에 따라 주관적 의도는 규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상의 존재 방식에 구속되고 대상의 성질에 의해 규제 당하면서도, 대상과 작가의 관계 속에서 심리적 공간이 성립하기 때문에 사진공간의 주관적이면서 객관적인 특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영상에는 시간적 성질이 표현화(表現化)되어 있어서 그 상태의 시간 체험의 추체험(追體驗)이 불가피 할 뿐 아니라, 사진가의 현실체험(現實體驗)의 추가체험을 경험하게 된다.
회화에서의 수용체험은 본질적으로 관념적인데 반해 사진의 수용체험은 현실적으로 체험하는 듯한 의사체험(擬似體驗)적인 느낌이 짙다. 영화가 의사체험적인 느낌이 더욱 짙은 것은, 사진영상이 영화에 비해 공간적 성질이 보다 강하고 고정된 영상이라는 점에서 영화보다 객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흐르고 있는 영상과 고정되어 있는 영상의 성질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영화에 있어서도 시간과 공간이 밀착되어 있지만, 사진의 영상은 영상자체가 정착되어 있으므로 영화보다는 공간적 성질이 강하고 회화보다는 시간적 성질이 농후하다는 기본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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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진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28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