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2876 추천 수 83 댓글 1

안녕하세요. 평화아카데미 94기 고창일입니다. 궁금해 하신 사진(실은 DVD 겉표지)을 올립니다.

이 사진에 대한 사연은 이렇습니다.

대학 시절, 포토저널리즘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진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날따라 교수님이 강의하기 힘드셨는지 영화 한 편을 보여줬습니다.

분쟁지역만 찾아다니는 사진기자, 제임스 나츠웨이에 관한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어라, 지구촌 어느 한 구석에서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를 보고 있자니, 치열하게 살지 않는 내가 오늘 걷고 있는 거리의 풍경이 시시해졌습니다.

어떤 이는 자신이 오늘 먹은 음식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찍어댑니다.

반면에, 어떤 이는 단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총알이 빗발치는 현장으로 나서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같은 기종의 카메라라도 누구의 손에 들려 있는지에 따라 그 무게가 달랐습니다.

카메라는 갑자기 납덩이처럼 무거워졌고, 불처럼 함부로 다뤄선 안 될 도구 같았습니다.

그래서 장롱 속에 고이 모셔뒀답니다.


반쯤 잘린 저 소년의 얼굴이 여태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ps. 지금은 사진을 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남들이 오늘 뭘 먹었는지도 무척 궁금하답니다. ^^

  • ?
    포토진 2009.08.22 03:31
    수업시간에 이야기 했던 바로 그 사진이 실린 포스터군요.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포토진도 어디선가 한 번 본 듯한 사진인데, 제대로 기억을 못하고 있었어요.
    총알이 빗발치는 현장으로 나서고 있는 어떤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 그 어떤이가 될 수 있을까요?
    나는 그 어떤이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두려움에 진작부터 카메라 장비를 장롱속에 묻어 두고 내가 아니어도 그 어떤이가 될 사람은 많겠지라고 스스로 자위하며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포토진은 남들이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가 궁금하기 보다는 오늘 내가 먹은 값싼 음식이 내 의지를 얼마나 지탱해 줄까를 생각할 수 있는 작은 여유라도 있기를 바라며 살고 싶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광고를 위한 글은 동네방네 게시... 포토진 2008.03.30 25396
549 순수와 열정의 순간들을 봅니다 370 1 이영순 2006.11.17 10242
548 이곳은 자유롭게 글을 쓸수 있는 ... 9 1 남주환 2003.03.14 10115
547 자랑스러운 남주환기자님의 사진들. 204 1 ㅋㅋㅋ 2003.11.10 7114
546 단순화 시키는 것과 그냥 단순한 ... 1 정규호 2011.06.19 5890
545 치어리더 사진 짱입니다요 6 ^^* 2003.04.01 5567
544 남쌤~ 웹 1기 박필선입니다^^ 1 박필선 2011.07.25 5479
543 평화아카데미 92기 송경미 입니다 1 송경미 2010.02.11 5412
542 선생님 ~~~ 1 김초희 2011.01.26 5234
541 안녕하세요!! 취재기자를 꿈꾸는 ... 1 전유리 2011.01.09 5140
540 안녕하세요.. 앨리스 전시 했던 ... 3 분분 2011.11.10 5017
539 으헝~~~ 1 분분 2011.10.06 4833
538 : ) 1 김초희 2011.02.14 4789
537 ^^ 2 김초희 2011.01.28 4668
536 샘~김소연기자입니다. 1 燾曦 2010.04.10 4626
535 안녕하세요 선생님 1 김창숙 2010.03.25 4554
534 쌤~ 1 초희 2010.03.11 4396
533 알수록 좋은사람 냄새가 풀풀 풍... 1 초희 2010.04.20 4394
532 이게시판에 남주환씨가 쓴글인데... 7 확인요망 2003.11.11 4342
531 아. 선생님 1 신현호 2010.02.19 433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8 Next
/ 28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