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20 10:02

손으로 부채질하며

(*.70.46.173) 조회 수 3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yr2vCOd.jpg

 

푸른 안개

 

모든 것의 끝에서 품고 가야할

전생이라 가볍게 안아주면서

어루만져주면서 감히 떼어낼 수 없게

폐속으로 혈속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그것이 바다의 살이고 뼈일 것이다

그것이 숲의 눈이고 입술일 것이다

그러니 안개에 저항하지 마라

푸른 빛을 거부하지 마라

 

쉬지않고 손으로 부채질하며

껍질 밖으로 안개를 흘려 보내고

있으니 조금씩 조금씩 몸이

감춰지고 사라지고 푸른빛의

겉옷만 덩그렇게 남았다

 

피기 전에 오는 것도

맺기 전에 가는 것도

풀빛이나 물빛을 가만히 닮았다

안개를 닮았다 내 속에서

불시에 한 세상이 열렸다

 

스스로 만든 옥에 갇혔으니

벼랑에 위태롭게 서서

휘휘 가지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러니까 오는 봄만 알았지

굽이치며 흘러가는 꽃은 몰랐다

 

깊은 바다 아니면 어두운

숲속에서 걸어나왔을 것이다

잠시 은거할 곳이 필요하다고

내 속에 거미의 집을 짓고 있었다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641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590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768
1131 고백 왕꽃님787 2018.10.16 310
1130 친구의 소중함을 느낄 때 왕꽃님787 2018.04.19 309
1129 너무나 평범해서 왕꽃님787 2019.03.13 307
1128 외로운 별의 노래 왕꽃님787 2018.04.27 307
1127 좋아한다고 생각해 왕꽃님787 2018.06.21 307
1126 추워 떠는 사람들의 왕꽃님787 2018.11.25 307
1125 나 그대가 있어 나는 행복하다 왕꽃님787 2018.04.16 306
1124 달라지는 세상 왕꽃님787 2019.02.11 301
1123 폭풍속의 풍경 왕꽃님787 2019.02.07 301
1122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왕꽃님787 2018.09.20 300
1121 이제는 푸른 왕꽃님787 2018.10.01 298
1120 불멸인 녀석 왕꽃님787 2019.03.14 297
1119 나의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왕꽃님787 2018.04.19 297
1118 산사의 마당에 왕꽃님787 2019.03.19 296
1117 이별이 옵니다 왕꽃님787 2019.03.15 296
1116 꽃처럼 살자 왕꽃님787 2019.02.15 291
1115 지나는 겨울 애상 왕꽃님787 2018.04.19 290
1114 웃자 왕꽃님787 2019.03.13 289
1113 나의 생도 왕꽃님787 2018.10.17 289
1112 행복이 오는 소리 왕꽃님787 2019.02.22 288
1111 그 거리에서 왕꽃님787 2018.04.15 287
1110 사랑하고 싶다면 왕꽃님787 2018.04.26 286
1109 비가 와도 젖은 자는 왕꽃님787 2018.09.29 285
1108 잎자루가 길어서 더 예쁜 왕꽃님787 2018.08.25 280
1107 목련을 보면 왕꽃님787 2018.10.06 27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