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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10:02

손으로 부채질하며

(*.70.46.173) 조회 수 331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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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안개

 

모든 것의 끝에서 품고 가야할

전생이라 가볍게 안아주면서

어루만져주면서 감히 떼어낼 수 없게

폐속으로 혈속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그것이 바다의 살이고 뼈일 것이다

그것이 숲의 눈이고 입술일 것이다

그러니 안개에 저항하지 마라

푸른 빛을 거부하지 마라

 

쉬지않고 손으로 부채질하며

껍질 밖으로 안개를 흘려 보내고

있으니 조금씩 조금씩 몸이

감춰지고 사라지고 푸른빛의

겉옷만 덩그렇게 남았다

 

피기 전에 오는 것도

맺기 전에 가는 것도

풀빛이나 물빛을 가만히 닮았다

안개를 닮았다 내 속에서

불시에 한 세상이 열렸다

 

스스로 만든 옥에 갇혔으니

벼랑에 위태롭게 서서

휘휘 가지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러니까 오는 봄만 알았지

굽이치며 흘러가는 꽃은 몰랐다

 

깊은 바다 아니면 어두운

숲속에서 걸어나왔을 것이다

잠시 은거할 곳이 필요하다고

내 속에 거미의 집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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