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9.03.04 10:57

겨울 모과나무

(*.223.38.13) 조회 수 27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ghH8b6P.jpg

 

겨울 모과나무

 

여기 의로운 묘지 옆에

이름도 없이 묻힐 수 있다면

나도 열매 떨어뜨리지 않은 채

사철 참배만 드리겠다

그냥 선 채로 적멸에 들겠다

 

모과 너처럼 고개 숙이지

않고 무릎 꿇지 않고

싸우다가 그냥 죽겠다

 

한겨울보다 더 온몸을

단단하게 얼려서

강철도 못 뚫게 하겠다

 

나도 모과 너처럼

절대로 이기지 못한다고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

 

누가 거두지도 않아

뼈까지 벌레 파고드는

모과를 흙속에 곱게 묻는다

 

무기도 없이 맨주먹으로

겨울과 맞서 싸웠으니

저 모과의 죽음이 장렬하다

 

칠백의총 묘지 옆에 겨울

모과나무 한 그루 얼어버린

열매 몇 개 굳세게도

가지에 매달려 있고

 

발목 근처에는 또 숨

끊어진 열매 몇 개 전장의

시체처럼 뒹굴고 있다


왕꽃님의 詩 월드

왕꽃님의 詩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왕꽃님787'님이 이 게시판에 남겨주신 주옥같은 詩들은 ... 포토진 2018.04.17 4683
공지 광고나 PR은 동네방네 게시판에 등록해 주세요. 포토진 2008.07.09 10626
공지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궁금한 내용을 부담없이 적어 주세요. 포토진 2008.05.24 9814
1206 나의 사랑을 위해 왕꽃님787 2018.07.09 81
1205 산다는 것이 왕꽃님787 2018.08.19 81
1204 모든 것은 마음 안에 왕꽃님787 2018.08.20 82
1203 아무도 찾지 않는 왕꽃님787 2018.07.13 84
1202 오늘 알았습니다 왕꽃님787 2018.08.12 85
1201 한 모금 그리움 왕꽃님787 2018.08.19 85
1200 사랑은 추상형이어서 왕꽃님787 2018.08.05 85
1199 언젠가 나 혼자라는 왕꽃님787 2018.08.02 85
1198 하얀 달 왕꽃님787 2018.08.01 86
1197 그리운 당신은 왕꽃님787 2018.07.09 86
1196 오늘 하루 왕꽃님787 2018.06.16 86
1195 많은 말이 얼마나 왕꽃님787 2018.07.27 87
1194 그건 이미 때가 왕꽃님787 2018.08.01 87
1193 우리의 황홀한 모순 왕꽃님787 2018.06.13 87
1192 사랑한다는 말을 왕꽃님787 2018.07.28 88
1191 어느 누구의 가슴 앞에서 왕꽃님787 2018.07.29 88
1190 그대와 함게 왕꽃님787 2018.07.31 88
1189 내가 헤어져야 함을 알면서도 그리워하는 것은 왕꽃님787 2018.06.05 88
1188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왕꽃님787 2018.06.17 88
1187 바람 같은 웃음을 왕꽃님787 2018.08.05 88
1186 사랑을 위한 충고를 왕꽃님787 2018.07.09 89
1185 눅눅한 벽에서 왕꽃님787 2018.07.13 89
1184 어느 곳으로 숨고 왕꽃님787 2018.08.08 89
1183 우리 사랑의 찬가 왕꽃님787 2018.06.08 89
1182 노래를 부르는 왕꽃님787 2018.08.04 8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

Copyright © Aesthetics Of The Moment. Since 2002.

Powered by 나의 / E-mail : photogene@naver.com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