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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IlqNW3.jpg

 

장 마

 

언제 그랬냐는 듯 과장은 심해지고

아무리 잃어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아무도 못 넘볼 배짱 한 웅쿰 이라도,

하지만 벌써 모두 잊기 시작한다

 

모든 인내는 전선 뒷전에서

종종 걸음중에 은신처의

탕난 욕망들은 쨍하는 햇살이

장막을 가르자 원래 모습으로

단숨에 복귀한다

 

시계추는 물을 먹은 듯 무거웁다

나름의 기대치는 승산이 없지

갈증은 습습한 틈바구니에

웅크린 독버섯처럼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반발하는 우울 두 분자 분노 한 방울

낮은 곳을 찾아 어디든 강림하사

쓸어가야 할 것은 모두 쓸어 가야지

터전을 잃고 쓰린 가슴속까지도

비는 이미 분별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전선은 종잡을 수 없이 이동 중

막하 섯부른 선택은 금물임

비는 앙갚음이라도 하듯

본디 욕심 이상 쏟아 부었다

 

바깥은 온통 빗금 투성이다.

뜨거운 욕망을 숨긴 울매미처럼

사람들은 입을 꾹 다문 채

은신처로 빨려 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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