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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19:01

갈무리

(*.221.42.232) 조회 수 175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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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무리

 

서슬 퍼런 날을 세워 바람을 가르고

고고하게 날아드는 흰 빛 고니 떼

 

나는 그들 중 하나가 되어

물 위에 하염없이 떠있고 싶다

 

부시게 아름다운 가을 끝을 붙들고

갈증이 일면 물 한 모금 걱정도 없이 축이고

 

투명한 햇살처럼 물빛 눈망울 껌뻑이며

강물로 출렁이는 언어가 된다

 

저물어 가는 가을,

눈을 어지럽히는 갈대의 무리만

 

동공의 크기에 따라 바람에 휘청거리고

결국 이별을 고하는 갈무리여,

 

저물어 가는 저 가을의 들녘을 보라

 

질펀하게 너른 들에

모가지를 휘청이며

 

누런 머리칼을 날리는 갈대의 무리

퇴색되어 빛 바랜 가을이

 

소리 없이 흔드는 쓸쓸한 몸부림인가

금강의 잔잔한 물빛은

 

부서진 햇살들이 알알이 떨어져

보석을 박은 듯 은빛 현란하고

 

이름 없는 작은 마을 신성리 갈대 숲은

다부진 생명이 그대로 황홀하다

 

강변을 거슬러 올라

금강하구둑에 다다르면

평화로이 노니는 청둥오리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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